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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모차르트 이야기⑳ 잘츠부르크 시절의 빛나는 작품들

입력 2023.05.08 13:56
수정 2023.05.0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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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송 문화예술학박사
    여수필하모닉오케스트라 대표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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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송 박사 사진제공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1908~1989)

     

    [전문가 컬럼=한국복지신문] 정지훈 기자= 마지막 잘츠부르크 시절에 만든 빛나는 작품들

    모차르트는 1779년(23살) 3월 23일에 ‘대관식 미사곡 다장조(Coronation Mass C major K.317)’를 완성했다. 이어서 4월에는 잘츠부르크의 성당 미사에서 연주할 C장조로 이루어진 17곡의 교회소나타(Morzat Church Sonata)를, 그리고 여름에는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협주교향곡 내림 마장조(Sinfonia Concertante for Violin, Viola & Orchestra in Eb Major K.364)’ 와 ‘세레나데 제9번 포스트혼(Serenade for Orchestra No.9 E major K.320)을 작곡했다. 1780년에는 교회음악의 최고 걸작 ‘구도자의 저녁기도(Vespere solnennes de confessore K.339)’를 남겼다.

     

    대관식 미사곡 다장조(Coronation Mass C major K.317)

    대관식 미사곡은 그의 19개의 미사곡 중에서 16번째 작품이다. 축일 미사곡답게 밝고 기쁨이 넘쳐나는 우아하고 화려한 작품이다. 총 6곡으로 4성부 합창과 4성부 독창으로 짜여 있다. 보통의 미사곡은 키리에(Kyrie), 글로리아(Gloria), 크레도(Credo), 상투스(Sanctus), 아뉴스데이(Agnus Dei) 등 5개의 미사 통상문이 들어가지만 이 곡에는 제4곡과 제5곡의 사이에 베네딕투스(Benedictus)가 포함되어 있다.

     

    대관식 미사곡 연주는 끊임없이 이루어졌고, 그에 대한 평판과 찬사도 수없이 많지만 최고의 연주를 굳이 꼽는다면 많은 사람들은 1985년 6월 29일(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에 로마 바티칸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2세가 집전한 미사에서 카라얀 지휘로 연주한 것을 지목한다.

     

    특히, 이 연주회에서는 역사적으로 기록될 만한 의미 있는 일들이 있었다.

     

    교황 비오10세에 의해 성당 안에서의 오르간과 소수의 악기를 제외한 연주가 금지된 이후 82년이 된 시점에서 최초로 이루어진 관현악 연주인 것이었다. 가톨릭 신자인 카라얀의 오랜 염원이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앞에서의 연주가 허락되었고, 교황이 수많은 언어로 집전한 2시간여의 미사가 전세계 35개 나라에 TV로 중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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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송 박사 사진제공 - 1985년 6월 29일 세계35개 국에 생중계한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미사 장면

     

    모차르트의 교회소나타(Morzat Church Sonata)

    모차르트의 교회소나타는 한 악장씩 만들어진 관현악곡으로, 오늘날 연주되는 독주악기를 위한 소나타와는 양식과 규모가 다르다. 모차르트의 다장조 교회소나타는 빛나는 인간의 삶을 긍정적으로 표현했으며 교향곡처럼 웅장하고 당당하다. 17곡의 교회소나타를 연속해서 연주하면 약 1시간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교회소나타는 18세기 말까지 가톨릭 성당의 미사에서 공관복음서와 서간을 봉독하기 전에 연주하였다.

     

    현악 4부와 오보에, 호른, 트럼펫, 오르간으로 편성되는 모차르트의 교회소나타는 생동감 있는 환희를 전하는 음악이었다. 바흐와 헨델 시대의 교회음악이 회개와 보속을 노래했다고 본다면 잘츠부르크 시대의 모차르트는 하느님의 자비와 생에 대한 감사를 노래했다. 바흐의 음악이 지상에서 천상으로 바친 기도였다면 모차르트의 화음은 하늘에서 땅으로 쏟아지는 희망과 축복의 햇살이었다.

     

    바로크 시대의 기악곡인 소나타는 17세기에 이르러 세속소나타와 교회소나타로 나뉘어 발전했다. 세속소나타는 다양한 독주곡과 교향곡으로 발전하였지만 교회소나타는 미사곡을 보충하는 형태로 존재하였다.

     

    모차르트의 소나타는 교향악적으로 생동감이 넘치고 화려했다. 성당에서 연주되는 소나타까지도 합주협주곡 양식으로 작곡하고 연주하였다.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를 떠난 1781년 이후 더 이상 교회소나타는 작곡되지 않았고, 교회소나타는 미사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모차르트의 17개 교회소나타는 지금도 활발하게 연주되고 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협주교향곡(신포니에타) 내림 마장조

    모차르트는 당시의 여러 악기 중에서 비올라를 특별하게 사랑했다. 칼 테오도르 선제후가 작곡 의뢰한 오페라 '이도메네오 Idomeneo'를 작곡하기 위해 모든 작업을 중단해야 했던 모차르트는 가까스로 이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협주교향곡을 완성할 수 있었다.

     

    협주교향곡(신포니에타)는 이탈리아어로 교향곡을 의미하는 단어 ‘신포니아 sinfonia’에서 나온 용어로, 일반적으로 교향곡에 비해 작은 규모나 형식을 취한 관현악곡을 말한다. 여러 명의 독주자가 오케스트라와 함께 조화를 이루어내는 화려한 협주곡으로 솔리스트가 수시로 오케스트라의 일부분처럼 더욱 풍성하고 아름다운 음향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교향곡의 형태도 갖춘다. 바흐의 여섯 개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도 광의의 협주교향곡의 효시로 보고 있다.

     

    이 협주교향곡은 비올라가 독주악기로 나서는 작품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풍부한 선율이 돋보이는 명곡이다. 두 대의 독주악기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형식인 이 곡은 고전시대 협주곡의 3악장 형식으로 되어 있다. 독주악기와 오케스트라의 세밀한 화음과 그로데스크한 극적 효과가 빼어나다. C단조로 이루어진 2악장 안단테(Andante)의 선율은 홍난파의 ‘울밑에 선 봉선화야~’ 의 애달픈 가락이 연상되는 곡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곡이다.

     

    세레나데 제9번 포스트혼(Serenade No.9 Pisthorn E major K.320)

    세레나데는 이탈리아어로 저녁의 음악이라는 뜻으로 사랑하는 사람의 집 창가에서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를 가리킨다. 그래서 모차르트에 대해서도 세레나데라고 하면 흔히 오페라 돈조반니의 세레나데를 떠올리지만 세레나데는 원래 야외에서 연흥을 즐기기 위한 가벼운 연주회용 악곡이었다. 모차르트의 세레나데는 대부분 기악합주곡으로 편성이 크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무지크(Eine kleine Nachtmusik)’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하트무지크는  모차르트의 마지막 세레나데다.

     

    포스트혼 세레나데는 잘츠부르크 대학의 졸업식 축하를 위한 졸업음악(Finalmusik)이었다. 곡 중 6악장 미뉴엣의 두 번째 트리오에 우편마차 나팔소리가 울리기 때문에 ‘포스트혼’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곡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관현악곡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7악장으로 되어 있으며 다른 교향곡들 보다 큰 규모를 가지고 완벽한 형식을 갖추고 있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세레나데 가운데 마지막 곡으로 1779년 8월에 완성되었으며, 가장 운치있고 훌륭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구도자의 저녁기도(Vesperae solemnes de confessore) 두 곡

    베스페레(vesperae)는 가톨릭의 성무일도(시간전례)에서 해질 무렵의 기도를 말한다. 마니피캇(찬미가)의 라틴어 텍스트에는 고대부터 다성(polyphony)을 사용하도록 허용했기 때문에 음악가들은 이를 통해 최선의 음악적 역량을 발휘했다. 종교음악에서는 성무일도가 미사 다음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성무일도 저녁기도는 두 곡(Vesperae solemnes de Dominica K.321 1779년, Vesperae de solemnes de Confessore K.339 1780년)이다. 결과적으로 이 곡은 그가 고향 잘츠부르크에서 남긴 빛나는 명곡 중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다음으로 이어짐>

     

    ◈ 본 전문가 컬럼은 한국복지신문과 방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