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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r, Matche, Giver

입력 2020.12.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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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미숙 대표
    목칠공예분야 우수숙련자 (전)전라북도 장애인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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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미숙 대표

    [서울=한국복지신문] 김경화 기자= 얼마 전 서울에 갈 일이 있어 지하철을 이용하는데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3명씩 손을 잡고 지하철을 타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이상하다고 생각을 했다. 자세히 보니 5팀 정도가 손을 꼭 잡고 지하철 내부로 들어오고, 선생님 몇 분이 학생들 손을 잡고 들어와 학생들에게 친구들과 같이 의자에 앉으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장애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의자에 앉아서도 옆 친구의 손을 놓지 않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참 좋은 교육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받으며 세상을 직접 체험도 하고 있어 나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였다.

     

    생각해 보니 내가 처음 장애인 기능경기대회 심사를 갔을 때 비가 내리는 으스스한 날씨로 그냥 집에 돌아가고 싶은 날이었다. 대회 참가 선수는 여자1명, 남자 3명이었는데 여자 참가 선수는 남자 선수들을 도와주는 게 주목적이었다. 나전칠기 분야는 대회 시간도 7시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작업을 해야 하고, 재료와 작업 도구들도 너무 다양하고 많아 숙련된 기능공이 아니면 정말 마무리하기 어려운 기능대회 종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몇 년을 기능 경기대회에 출전하여 결국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한 아름다운 기억이 있다.

     

    나전칠기는 소라 나(螺), 세공 전(鈿), 옻칠 칠(漆), 그릇 기(器)로 각종 어패류를 자르고 박고 끊어서 표현하는 기법으로 우리나라 전통공예 기술이다. 나전칠기는 바탕에 옻칠을 하고 그 위에 나전장식을 해 주는 기법으로 기능적인면도 있지만 예술적인 면을 갖추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전통 옻칠기법 중 하나로 화려함이 매력이며, 우리나라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능을 자랑하고 있다.

     

    옻칠은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여러 소재의 기물에 칠하는 친환경 천연도료로 돌, 금속, 도자기, 플라스틱, 종이 등 다양한 소재에 칠을 하는데 건조 과정에서 수분 80%이상 온도 20도 이상인 곳에서 건조되어야 하는 까다로운 과정이 있지만, 전자파를 흡수하고 해충방지, 탈취력, 방수성, 방습, 방독, 내열성, 절연성등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팔만대장경도 옻칠을 하여 지금까지 잘 보존되어 왔다고 하며, 제사 지낼  때 사용하는 제기도 옻칠을 하여 오래전부터 사용해 왔으며, 사찰의 불상은 옻칠을 하고 그 위에 금박장식을 하여 오래된 불상들이 잘 전해 올수 있었다고 한다. 현대에 와서는 차량용 내장재로도 사용되고 전자파 차단의 효과가 있어 전투기, 핸드폰, 우주선 내부에 옻칠을 하고 있기도 하다.

     

    나전의 화려함을 내기 위해서는 옻칠이 필요했고, 금박장식의 화려함을 내기 위해서는 옻칠이라는 접착제가 필요하였던 것이다. 옻칠은 전통의 범위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현대사회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되는 귀한 우리의 전통으로 계승 발전 시켜야 하는 분야이다. 나전칠기 처럼 화려함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옻칠의 역할이 꼭 있어야 하는것 처럼 우리에게도 곁에서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을 바라볼 때 선입견이나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기도 하는데, 친구의 손을 잡고 서로 도와 가며 지하철을 타는 학생들도, 어려운 나전칠기분야에 노력하며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나보다 친구의 기능을 잘 도와줘 수상하도록 도와 준 여자 기능인등 내가 느낀 생활 속의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보다 더 좋은 습관과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애덤 그렌트의 “기브앤테이크” 책에서 사람들이 주는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을 Taker로, 받는 만큼 주는 사람을 Matcher로, 자신의 이익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을 Giver의 세 부류로 나누고 있다. 이 세 부류 중 성공한 사람은 Giver라고 한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많아질 때 이 사회는 더 밝아지고 희망이 넘칠 것이며 그 구성원들은 누구든지 행복하게 내일을 향해 나아갈 것이 분명하다.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남을 도우며 서로 협력할때 더 성장하는것 같다. 우리는 큰 도움이 아니라 지하철에서 손을 잡아줄수 있는 학생들처럼 서로에게 내 작은 손길만 주어도 우리는 큰 도움되고 서로 협력하여 함께 만들어 갈때 배가 되는것 같다.

     

    어려운 현실을 서로 도우며 이겨내는 멋진 사람들이 있어 이 세상은 더 아름다운것 같다.

     

    ◈본 컬럼은 한국복지신문과 방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