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컬럼=한국복지신문] 김경화 기자= 캄보디아는 우리와 닮은 점이 많이 있다. 몇 가지만 간단히 꼽아보면 이렇다.
우리보다 훨씬 긴 98년간의 프랑스 식민 지배를 받았고 1975년부터 1979년까지 ‘폴 포트’에 의해서 저질러진 동족 살해의 기가 막힌 역사가 있으며 인도차이나 반도의 중앙에 낀 지정학적 이유로 수많은 외침으로 얼룩진 역사가 있다. 그 중에서 ‘폴 포트’ 의 ‘크메르 루즈‘ 군이 자행한 소위 ‘킬링 필드’ 로 불리는 200여만 명의 희생은 인류 근대사의 슬픈 역사 중 하나이다.
그 때의 상흔은 지금도 국토 곳곳에 남아있고 이 일은 오랫동안 캄보디아 국가 발전을 멈추게 한 ‘잃어버린 시간’ 이 되었다. 그렇지만 캄보디아는 그 아픔의 역사를 잊고 우리가 ‘한강의 기적’ 을 만들었듯이 그들도 ‘메콩강의 기적’ 을 만들기 위한 걸음을 힘차게 내딛고 있으며 그 파트너로 한국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캄보디아 경제 발전에 다방면으로 협력하고 있다. 필자가 앞서 기고한 (2021년 2월 19일) ‘캄보디아 농업 발전에 한국이 있다’ 에서 이야기한 대로 이 나라 농업 발전은 물론이고 봉제 및 섬유 업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의료, ▲교육, ▲건설, ▲자동차, ▲관광, ▲미용 등 많은 분야의 업종들이 진출해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규모와 업종이 확대되고 경제 외적인 분야에서 인적 교류도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되어 훨씬 많은 한국의 인재들이 이 곳에 진출할 것으로 믿고 있다.
캄보디아 정부는 한국의 삼성과 LG가 베트남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춘 것에 영향을 받아 베트남과 신속하게 연결되는 도로망을 활용한 한국의 전자, 전기 부품 기업의 유치에 발 벗고 나섰으며 여러 가지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노동 집약적 저부가가치의 산업에서 전자ㆍ전기 분야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경제 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캄보디아 정부의 의지와 정책의 변화로 설명된다.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공업단지를 조성하였거나 조성 중에 있는데 주로 수도 프놈펜을 중심으로 한 인근의 ‘깐달’ 주와 ‘따께오’ 주 그리고 남부 항구 도시 ‘시아눅빌’ 주에 집중되어 있지만 하루가 멀다하지 않고 세워지는 공장들을 보지 않아도 자고 나면 새로운 길이 생길 정도로 새로운 도로가 만들어지고 기존 도로는 개량되고 있으며 그 위를 수많은 트럭들이 운행하고 있으니 이는 산업 물동량이 과거에 비해 엄청 늘어났다는 현상이고 말 그대로 산업 동맥인 도로의 발달과 물류 시스템의 큰 축인 운송량이 늘었다는 것은 곧 캄보디아가 발전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산업 현장의 동맥 역할을 하는 핏줄 (도로) 과 혈액 (화물차) 에도 한국이 있다. (이 분야에 대한 내용은 다음 칼럼에서 다루기로 하겠다.)
또한, 캄보디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앙코르 왓’ 유적군을 복원, 개발하여 3차 산업인 관광 서비스 산업의 발전으로 관광 부국의 꿈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도 한국의 고고학 팀이 유적 복원에 참여하고 있으니 확실히 한국이 캄보디아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정도는 결코 작지 않으며 드러나 있지 않은 많은 것들 속에서 한국의 위상은 조용히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한국 고고학 팀의 앙코르 유적 발굴 및 복원에 관한 이야기도 따로 떼어내어 다음 기회에 기고하려고 한다.
지금 캄보디아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과 한국의 신남방 정책이 알게 모르게 각축을 벌이고 있다. 돈과 각종 지원을 앞세운 중국의 대규모 물량 공세는 일본 원조에 의지하던 캄보디아 경제를 절대적 중국 의존도로 만들었으며 이 나라 정부 역시 노골적인 친 중국 외교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신남방 정책은 중국이 채워주지 못하는 섬세하고 국가 특성에 맞는 산업별 지원 또는 원조로 승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는 2019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의 캄보디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진행되고 있는 여러 가지 정책에서도 알 수 있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시 중국의 막무가내식 물량 공세에 비해서 우리의 것들이 확실히 분야별로 섬세하고 기술적으로 우월한 면이 있다. 필자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맞서 한국의 신남방 정책이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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